[올바른 교육칼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집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방만 겨우 가지고 학교를 다니는 것이 전부인 무기력한 아이들. 하다못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활력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텐데 학교에 다녀오면 방 안에만 박혀 외부와 소통하려 하지도 않고, 뭐가 딱히 해보고 싶지도 않은 아이들이 부모님들의 속을 태우곤 합니다. 한 20여년 전의 일본 중학생들의 3無(무감각, 무의식, 무책임) 현상과 같은 현상입니다. 사회적 규범, 인간관계, 목표에 대해 아무런 필요도, 감각도 갖고 있지 않고 더불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없습니다. 원하는 것은 단지 부모와 학교가 자신을 구속하지 않고 마음대로 놔두었으면 하는 것일 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원하는 것을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지 않은 듯 하죠. 그래서 이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귀찮다’ 혹은 ‘짜증난다’이빈다. 현실에 직면해서 책임져야 할 일들이 생기면 ‘귀찮은 것’이고, 그를 주변에 누군가가 강요하면 ‘짜증나는 것’입니다. 이 무기력한 청소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라는 질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어요” “학교도 가지 않고 그냥 집에서 나 좋아하는 것만 하고 있고 싶어요” 라고 대답합니다. 지친 회사원 못지 않은 무기력한 모습입니다. 둘째,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이나 힘이 될만한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어떤 것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한심한 자기 모습이 그들이 그리는 스스로의 모습입니다. 셋째, 자신의 실패에 대해 두렵거나 좌절하기 싫어시도조차 해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즉 기대하는 이상은 대단한데, 어차피 되지 않을 일이니 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해보지도 않은 일에 대한 패배의식이 먼저 앞서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다가가 의욕을 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면서 세상을 살만하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즉, 자기 수용이 가장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말로는 자신과 세상에 무관심한 듯 하지만 실제로는 세상으로부터 좌절과 패배감을 더 이상 맛보기 싫을 만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인정해주면서 이들과 소통을 시작한다면 그들도 조심스럽게 자기 껍질을 벗고 나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은 이 경우 그 어떤 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을 어떻게 인정하느냐고 반문하십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격려받고 지지받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당연한 일’도 그들에게는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면 인정거리는 차고도 넘칠 것입니다. 인정으로 마음을 열었다면 그 다음단계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질로부터 나온 강점을 찾아주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무언가를 잘하는 일이 강점이 아니라 타고난 자질 안에 인간의 강점은 숨어있습니다. 만약 아무 것도 하지 않지만 꿈은 크게 갖는 아이가 있다면 그의 강점은 스케일이 큰 것일 것입니다. 그 부분부터 그의 강점으로 인정하면서 그 강점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이 고민이 변화의 구체적 성적표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부모의 욕구에 부합하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우선순위에 있지 않은 것이라도 아이에게서 나오는 그 어떤 작은 일이라도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막막하고 답답한 느낌을 현실적인 성취감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진로에서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3가지입니다. ‘자신이 어디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결국 무기력한 아이들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제대로 보게 해주면서 스스로 이 세가지를 잘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면 내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의욕을 조금씩 빛 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