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교육칼럼] 칭찬스티커, 제대로 활용하려면 칭찬스티커, 착한 일을 하거나 숙제를 잘했거나 청소를 했을 때 칭찬스티커를 주면 아이들은 좋아하며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으면 도무지 움직이려 들지 않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죠. 청소를 했는데 왜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느냐, 친구를 도와줬는데 왜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느냐며 행위 자체보다 스티커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칭찬스티커는 탈도 많고 좋은 점도 많은 방식입니다. 조련사가 원숭이 앞에서 춤을 추면 우연히 따라하는 경우가 생기지요? 그때 원숭이에게 건포도를 주면 ‘아하, 춤을 추면 건포도를 먹을 수 있구나’ 하고 계속 따라하다가 공연을 할 수준의 재주를 익히게 되지요. 이 방식을 1960년대쯤 행동수정 학자들이 ‘토큰경제(Token Economy)’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는데, 많은 선생님과 어머님들이 활용하고 계십니다. 저명학자들이 많은 연구 끝에 만든 제도인데, 왜 골칫덩어리처럼 여겨지기도 할까요? 몇 가지 원인과 그에 따르는 대안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통제할 목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소란할 때 ‘떠들면 칭찬스티커를 주지 않겠다’고 하거나 학습준비를 하지 않은 아이에게 ‘그렇게 하다가 언제 칭찬스티커를 받겠니?’ 하면 통제할 목적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엄마를 도와서 책상정리를 하면 칭찬스티커를 한 장씩 주겠다’ 하면 보상을 목적으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아이들은 선행에 주목하기보다 스티커를 받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것을 예방하려면, 건포도를 꺼내서 원숭이의 눈앞에 미끼처럼 흔들듯 스티커를 꺼내서 아이들 눈앞에 흔들지 말고 스티커를 한 발자국 뒤로(One step behind)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선행을 했으면 그것이 왜 선행인지 설명해주고 칭찬스티커를 개인적으로 줍니다. 기특한 선행을 한 아이는 그 선행이 얼마나 좋은 행동인지 공개적으로(다른 자녀가 있는 곳에서) 설명하고 칭찬스티커는 나중에 줍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선행이 칭찬스티커로 바뀌는 교환의 법칙에 주목하기보다, 올바른 습관을 통해 훌륭한 사람이 되는 방향으로 안내를 받게 됩니다. 이것이 칭찬스티커를 근본취지에 맞게 사용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둘째, 경제라는 면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이 토큰경제라 할 때 토큰(Token)에 경제(Economy)라는 단어를 추가한 이유는 칭찬스티커가 돈같이 사용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칭찬스티커는 모을 수 있고, 줄 수 있고, 물건과 교환할 수 있고, 부모님에게 칭찬을 듣는 재료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득템의 대상 정도로만 보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정신적 세계가 아직 열리지 않아서 그러니 아이들 탓을 할 것은 없고 어른들이 잘 교육해야 할 문제입니다. 일부 성인들이 돈을 움켜쥐는 데만 몰두하듯, 아이들 특히 개구쟁이 남자아이들이 칭찬스티커를 획득하는 데만 열을 올리기 쉽습니다. 셋째, 연령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토큰경제는 만 4세 미만의 아동이나 동물처럼 착하거나, 군인이나 환자처럼 폐쇄적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수많은 다른 변수가 함께 작용하는 일상생활 장면에서 지능이 높은 집단에 적용할수록 효과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칭찬스티커를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라고 하면서 무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점을 예방하려면 ‘받아야 할 상황에서 억울하게 못 받았거나 받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운 좋게 받은 적이 있는지?’, ‘스티커를 시상할 때 어떤 물건으로 하는 게 좋은지?’ 등을 파악하여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셔야 합니다. 넷째, 칭찬의 부작용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20~30년 동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교육철학으로 아이들에게 되도록 칭찬을 많이 하고 비판을 줄이는 교육을 했습니다. 최근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칭찬만 하는 교육의 폐단을 지적하기 시작했는데, 칭찬만 들은 아이들이 올바른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쉽게 노하며 공격하고, 작은 시련이 예상되면 쉽게 포기하고, 외부의 칭찬이 없으면 자발적인 동기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칭찬스티커도 이런 부작용을 가지기 쉽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예방하려면, 칭찬스티커를 주더라도 보완할 점도 아울러 지적하고, 못 받은 아이에게도 잘한 점을 칭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칭찬을 받으면서도 부족한 점을 깨닫고, 비판을 받으면서도 잘한 점을 발견하고, 그리하여 경쟁이 과열되어 반목하기보다 협조가 강화되어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더 높은 상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